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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머
같이 간 셋 중 한 명한테만 "놀아라"라고 한 점집
약 1개월 전11504
공무원 준비 3년째였음.
나 포함 셋이 다 같이 떨어져서, 그해 봄에 홧김에 점을 보러 갔음.
지방 읍내인데 거기서 용하다고 소문난 집이었어.
간판도 없고 그냥 주택 마당에 천막 하나 쳐놓은 데였음;
들어가니까 할머니가 생년월일만 받아적고 한참을 말이 없더라.
그러다 A부터 봤음.
"너는 그만둬라. 죽어도 안 된다. 네 길은 딴 데 있다."
A가 표정 굳었는데 할머니가 손사래를 치면서 나쁜 말이 아니라고, 빨리 접을수록 좋다고 했음.
그다음 B.
"너는 내년에 붙는다. 딱 한 해만 더 해라."
B는 얼굴 펴졌지. 그리고 내 차례.
근데 할머니가 종이를 한참 보다가 나를 쳐다보는데, 눈을 안 마주치려고 하는 게 느껴졌음.
그러고 하는 말이
"너는… 실컷 놀아라. 원이 없게 놀아라."
내가 웃으면서 그럼 저는 붙는 거예요?
물었는데 대답을 안 하더라.
그냥 복채 삼만원을 도로 내 손에 쥐여주고, 나가는 길에 뒤 돌아보지 말고 가라고만 했음.
그게 4월이었고, 나는 그 여름에 오토바이 사고로 다리가 부러졌음.
두 달을 병원에 누워 있었고 그해 시험은 못 봤어.
근데 여기서 끝이 아님.
퇴원하고 나서 A를 만났는데, A는 진짜 공부 접고 아버지 가게 물려받아서 시작한 지 세 달째였음. 잘되고 있다고.
B는 다음 해에 정말로 붙었음.
셋 다 맞은 거야.
소름 돋은 건 맞췄다는 게 아니라, 그 할머니가 끝까지 내 질문에 대답을 안 했다는 거임.
다리 부러진 걸로 끝난 거였는지,
아니면 원래 더 큰 게 오는데 복채 돌려준 덕에 이걸로 끝난 건지 아직도 모르겠어.
작년에 다시 찾아가 봤는데 그 집 없어졌더라. 동네 사람들이 그런 집 없었다고 함...
댓글 4개
약 1개월 전
오토바이 사고난거임? 뒤돌아보지 말라한거 ㄷㄷ
약 1개월 전
ㅋㅋㅋㅋㅋ아니 점집인데 오토바이사고는 뭔 ㅋㅋㅋ
약 1개월 전
할머니 양심은 있네 ㅋ
약 1개월 전
삼만원 돌려준거 진짜임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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